유키노

선택받은자, 스스로 열어가는자.

[레벨:94] PrimaryC, 2009-12-04 23: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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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판타지소설은 영지발전물, 게임소설, 환생물, 차원이동물 등 다양한 형태의 세부장르가 비교적 단단히 정립되어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꽃밭을 발견한 벌떼가 일시에 몰려들고는 그 꿀을 고갈시키고 사라지듯이 아마츄어들의 유행에 따라서 '재미있어보이는 장르'에 일정시간 작품들이 편중되는 현상으로 인해 정립되어버린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만, 일단은 확고한 '분류' 자체는 세워져 있다고 말하는것에 문제는 없어 보이는 것이 작금의 세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르소재에 대한 이슈는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이 매우 간절합니다만, 충분한 근거와 설득력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자평하는 바, 이후의 숙제로 남기는 것으로 차치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의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은 그 자체로서도 여러가지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한가지 포커스를 통해보자면 '선택받은 자' 와 '스스로 열어가는자'로 분류를 해볼수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선택받은 자'는 대부분의 환생, 차원이동물이 그렇듯, 그다지 일반적이지 않은 능력, 혹은 주변의 상황으로 인해 다양한 이벤트의 중심이 되어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이 존재하는 소설이라 할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데로드 앤 데블랑'의 경우 주인공은 신의 주목을 받고 그들에게 사명을 받아 자의 반 타의 반의 형태로 자신의 목적을 수행해 나가며 강해집니다. 최종적으로는 '신의 안배'라는 다소 설득력없는 진행으로 마무리를 하는 모습도 볼수 있습니다. '이드'의 경우는 이와는 다르게 주인공 자신의 힘이 매우 막강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처음부터 강한 주인공이 특별히 더 강해지기 보다는 그 힘을 이용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형태의 소설이라 말할수 있습니다.
'스스로 열어가는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남작군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척박한 땅의 영주라는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특별함이 없는 사황에서, 정치적, 사회적 능력과 주변인들에게서 얻은 신뢰만을 가지고 모든 스토리가 풀려나갑니다.

실은 이러한 분류도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까지 인지하느냐에 따라 그 기준이 애매합니다. 이를테면 '드래곤 라자'의 후치의 경우 초반에 핸드레이크를 만나서 아이템을 얻고 여행을 시작하는 점을 보면 '선택받은 자'로서의 성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토리라인에서는 주인공이 고난을 겪을때마다 비교적 '일반적'이라 할수 있는 화술로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로 보면 '스스로 열어가는자'의 성격또한 강하게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이렇듯 생각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견해는 소설을 이해하고 새로운 소설을 구축하는데에 접근방법의 다양성을 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찾을수 있습니다.

앞서 예를 들었던 '남작군터'와 영지발전물의 유행을 선도했던 '지크'를 비교해볼까 합니다. 이 두가지소설은 같은 영지발전물의 세부장르를 가지고 있음에도이 글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그 분류의 정반대에 서있는 글로서 매우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크'의 주인공 지크는 신의 사랑을 받고 엄청난 강운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는 것만으로 이 소설의 스토리는 아무런 거침없이 흘러갑니다. 고난은 별것아닌 운이나, 타자의 도움을 통해서 해결되고, 진행하는 사건은 대부분의 경우 순조롭게 대성합니다. '남작 군터'는 그와는 반대로 모든 일이 고난과 장애로 점철되어 있고 주인공의 고뇌와 주인공에게 충성하는 자들의 도움으로 진행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어느쪽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판타지소설이 순수소설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장르가 아닌 이상, 대중소설의 공리라 말할수 있는 재미가 있으면 그것으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지크도, 남작군터도 독자의 연령층이나 취향이 조금 다를 뿐 재미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소설입니다.
다만 한가지 욕심이라고 한다면, '있을법한 허구의 사건을 서술한 산문'이라는 정의를 가진 추상적 개념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좀더 그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는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조심스러운 의견을 개진해 보고자 합니다.

긴글에 횡설수설이 되었습니다만, 다같이 생각해보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글을 읽어주신 분들께서는 수고스러우시더라도 의견을 적어주신다면 배우는 입장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레벨:94]Primar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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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레벨:55] 개념장착

2010-02-14 21:21:02

'있을법한 허구의 사건을 서술한 산문', 선택받거나 스스로 열어가거나 하는 점에 큰 의의를 둘 필요성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판타지소설은 기존에 있는 현실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가 아닌,
작가 개인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완전히 현실과는 다른 현실을 표현한 것 아닐까요.
애초부터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인과관계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을 접한다해도 작가는 글 안에 그것들에 대한 설명을 써넣기 마련입니다. 그럼 그것을 토대로 인과관계를 성립할 수 있지요.
잘나가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앞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신이라는 작자가 나와 변덕을 부려 모든 것을 없던 것으로 한다.
이런 것은 완벽하게 인과에서 벗어난 전개입니다. 논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소설임이 분명하죠.
하지만 만약 앞뒤의 정황이 맞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고 그에 맞게 일이 해결된다면 그것은 분명 재밌는 소설일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PC님께서 말씀하신 '있을법한 허구의 사건을 서술한 산문'에도 어느 정도 들어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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