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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줄게.
내가, 구해줄게.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가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흩어지는 바로 그 순간, 소녀는 눈을 떴다. 땀으로 쩍쩍 달라붙는 옷을 말릴 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앨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창가에 다가가 커튼을 강하게 열어젖혔다. 빈 눈동자가 저만치에서 한 걸음씩 성큼성큼 다가오는 새벽의 여명을 듬뿍 담았다.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아무 일도 평화롭기만 한 하늘을 바라보던 앨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꿈이였어. 그래. 꿈. 파들파들 떨려오는 입술을 꽉 깨물은 앨바는 아픈 머리를 부여쥐고 다시 잠을 청하려 침대로 향했으나, 악몽으로 맑아진 정신 때문에 결국 낮은 한숨을 흘리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것의 시간이 멈춰버린 듯 고요하기만 한 방을 바라보던 앨바는 방 안에 놓인 전신거울로 시선을 돌렸다. 오랜 시간의 노동으로 팔 위에 단단하게 자리잡은 근육. 부드러움을 잃고 햇볕에 살짝 그을린 피부. 어찌 보면 사내애라고 해도 될 것 같이 씩씩한 얼굴. 침대 옆에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선 여자가 그녀 자신을 바라보자 멍한 눈길로 거울을 바라보던 앨바는 천천히 손을 들어 어깨를 매만졌다.
어쩌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화상자국이, 그녀의 어깨 위에 남겨져 있었다. 잠시 어깨 위에 손을 올려놓은 채로 만지작대던 앨바는 다시 손을 들어 어깨를 살짝 덮는 검은색 머리카락을 쥐고 뒤로 틀어올렸다. 틀어올려진 머리카락을 머리끈으로 단단하게 묶은 앨바는 거울을 바라보며 결국 배싯거리며 웃고 말았다.
이게 내 모습이야. 앨바 넬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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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