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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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썼지만 영 아니다 싶네요 ㅠ... ㅋ 그래도 잘 봐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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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부터 재미있는 싸움이 일어났다. 눈꺼풀은 눈에게 안식을 주고 싶어 하고, 상현이는 눈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 두 개의 가치가 싸우면서 ‘졸음’ 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덕분에 버스에서는 넘어질 뻔 하고, 거리에서는 전봇대에 부딪힐 뻔 했다. 학교에서는 계단에 걸려 넘어질 뻔 했지만, 모든 시련을 다 넘어서고 상현이는 교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

 

“……”

 

상현이는 박차고 올라오는 달성감을 느끼고 있었다. 학교를 무사히 왔다는 것이 히말라야를 정복한 듯 한 기쁨을 안겨주다니. 졸음의 힘은 대단했다. 가끔은 졸면서 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심어주고 있었다.

상현이는 교실 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갔다. 평소에 자주 보던 풍경이 연속사진처럼 뚝뚝 끊켜보인다. 여전히 졸고 있는 것이다. 3번의 시련과 엄청난 달성감을 느끼고도 끝나지 않는 눈꺼풀과 상현이의 싸움. 약간은 존경스럽기 까지 할 정도였다.

 

“거짓말 마! 너무하잖아.”

 

상현이가 교실로 들어오는 시각, 상현이의 짝인 ‘지현’ 이는 여자아이들 몇 명과 수다를 떠는 중이였다. 지현이는 어이없다는 듯 웃고 있었다.

 

“진짜야… 너무 해…… 믿어주지도 않고.”

 

지현이 앞에서 이야기 하던 여학생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지현이를 계속 바라봤다. 믿어달라는 눈치였다.

 

“그건 나도 못 믿겠어. 수진아.”

 

“나두.”

 

“100% 거짓말. 절대 거짓말.”

 

덩달아 여자아이들 세 명도 지현이에게 동의를 했다. 덕분에 수진이는 기분이 더욱 시무룩해졌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흘러간 건지는 모르겠

지만. 대화는 어느새 뚝 끊겼다. 여자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지?’ 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라? 상현이 왔어…….”

 

여자아이 한 명이 상현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든 식물 같이 걸어오는 상현이의 모습. 여자아이는 표정이 이미 찌그러져있었다. 안타까움이 묻어나오는 표정이었다.

 

“……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줘. 미안.”

 

지현이는 약간의 반 강제로 여자아이들을 해산 시켰다. 그리고 상현이에게 다가갔다.

 

“야! 백상현!”

 

지현이는 웃고 있었다.

 

“우아아악! 뭐…뭐뭐…뭐야?”

 

길고 긴 싸움은 지현이의 한 마디로 끝을 맺었다.

 

“졸면서 걸어오는 사람은 16년 인생 살면서 처음 봤다.”

 

“아…… 그러셔…….”

 

상현이는 지현이를 눈엣가시 여기듯 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잠도 못 잔거야?”

 

지현이는 진지해졌다. 상현이가 자리에 앉자마자 정신과 상담선생님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아…… 그런 게 있어… 신경 쓰지 마…….”

 

상현이는 지현이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딱히 문제가 곤란해진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닌, 단순히 말하기 싫었다.

 

“친구한테도 못 밝힌다는 거지…? 그러면 혹시 그거?”

 

“그거라니?”

 

지현이의 눈이 음흉하게 반짝였다. 뭔가 나올 듯 한 긴장감이 아주 약간 돌아다녔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문제라던가?”

 

“…… 그딴거 아니야!”

 

지현이는 실실 웃고 있었다. 기분 나쁘게 웃는 중이였다.

 

“내가 말한 혼자만의 시간이란 게 무슨 의미인 줄 안 거야? 니가 생각하는 그런 이상한 게 아니라고? 혼자만의 시간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니잖

아?”

 

“……”

 

왠지 모를 장황한 설명에 상현이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어이가 없다. 지금 당장 주먹을 들어 지현이의 얼굴에 한 방 날리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다. 겨우 이정도 가지고 때리긴 뭐하니 접어두고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아… 그…… 그렇지. 어쨌든 지금은 말하기 좀 그래.”

 

“그럼 1교시 끝나고 묻도록 할게. 이걸로 거래 성립이지?”

 

“……뭐…”

 

상현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1교시가 끝났다.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지현이는 상현이를 붙잡았다. 이미 상현이는 자리에서 없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쉬는시간이 끝나면 여자아이들이 붐비는 자리다. 여기에 계속 있으면 여자애들 때문에 귀찮아진다. 그 생활이 입학 하고 나서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었고, 결국 습관이 되어버렸다.

 

“왜?”

 

“오늘은 안 가도 돼. 너에게 듣고 싶은 게 있으니까.”

 

남자를 상대하면서 작업용 말투로 이야기 하는 건 반칙이었다. 상현이는 얼굴 표정을 최대한으로 찌그러트렸다.

 

“게이냐? 남자한테 작업 걸지 마.”

 

매몰차게 뿌리치는 상현이. 지현이는 끈질기게 상현이를 놓지 않았다.

 

“조회시간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거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불어줄래?”

 

“작업용 말투 쓰지 말라고!”

 

상현이의 호통에 지현이는 씁쓸하게 웃으며 손을 들었다.

 

“아!… 알았어 알았어. 안 쓸 테니까 말해줘. 내가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

 

상현이는 잠깐의 심호흡. 굳이 쉴 필요 없다고 생각되지만 상현이는 심호흡을 했다.

 

“어제 복도를 가다가 어떤 여자아이랑 부딪혔는데…….”

 

간략하게 요약해서 ‘갑자기 나한테 고백하라고 난리 치고 나가버리더라’ 는 결말.

 

 

“……”

 

지현이의 표정이 언짢아 보였다. 한숨과 함께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설마……. 이거 가지고 끙끙 댄 거냐?”

 

고개를 들은 지현이의 얼굴은 조금씩 일그러지고 있었다.

 

“어… 왜…… 왜 그래?”

 

“…… 너 바보지? 아니 그 이전에 너 남자 맞냐?”

 

지현이는 상현이를 째려보면서 추궁하고 있었다. 참고로 지현이가 째려보면 정말 무섭다.

 

“따… 딱보면 남자잖아.”

 

“여친 없지?”

 

“당연한 걸 묻지 마…….”

 

상현이는 지현이의 의도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왜 갑자기 성별을 확인하는지,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는 지 눈치 챌 수 없었다. 단지 여친 있다

고 말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기구할 뿐이었다.

 

“니가 정말 남자라면 이건 기뻐해야 될 상황 아니야? 여자애가 널 좋아한다는 고백을 돌려서 말한 거잖아!”

 

강조의 책상 효과음까지 넣어주었다. 모두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더욱이 추궁하고 있는 사람이 지현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더.

 

“자… 자…잠시만. 그건 거의 협박 이였다고! 협박!”

 

“관계없어. 가장 중요한 건 여자아이가 너에게 고백을 원한다는 것 하나 뿐이잖아.”

 

상현이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 이였다.

 

“상현아. 잘~ 들어 봐? 결론은 여자아이가 널 좋아한다는 거야. 근대 너보고 고백을 하라는 건 자신이 고백할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 아니

겠니? 아무리 협박이라고 해도? 그게 그 아이의 스타일일지도 모르잖아.”

 

“어린애한테 훈계하는 듯 한 말투가 거슬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당장 고백해! 여친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남자의 로망이라고!”

 

점점 목소리가 커져가고 둘의 싸움은 생중계 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현이와 상현이의 행복한 언쟁. 지현이가 껴있는 이상, 관객중 80% 가 여성인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 애를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고백을 하냐…….”

 

상현이는 그 점이 가장 걱정이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가서도 평생 여친 못 사귄다? 너무 로맨틱한 전개를 원하면 안 돼지. 그랬다간 정말 평생 못 찾아! 그건 접어두고, 여자애가 널 좋아한다고 하잖아. 넌 그 애가 싫어?”

 

지현이의 진지한 질문. 상현이는 잘 생각해봤다. 솔직히 싫은 감정은 없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막 대했긴 했지만, 첫인상은 오히려 좋은 축에 속

해 있었다. 외모만 놓고 봤을 때지만.

 

“음… 싫지는 않아.”

 

“그럼 됐어! 고백 해!”

 

“아니 잠시만. 왜 그렇게 가는거야. 난…….”

 

지현이는 말을 뚝 잘랐다.

 

“넌 다른 사람들이 고백할 때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을 확신하고 나서 고백했다고 생각하냐!?”

 

지현이는 답답해했다. 상현이의 머뭇거리는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다. 오기 때문에 더 상현이를 설득시키려고 했다. 그 덕일지 상현이는 지현이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고 있었다.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면 여자가 고백하고,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남자가 고백한다. 자신을 좋아하냐에 대한 건 재쳐두고.

 

“…아니지.”

 

“그런 원리야. 잘 해 보라고. 응원해 줄 테니까.”

지현 이는 상현이의 어깨를 잡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뭐 알았어…….”

 

지현이의 열정적인 설득 때문에 상현이는 어쩔 수 없이 납득해버렸다. 상현이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근데…”

 

“왜? 또 뭔가 태클 걸 게 있어?”

 

“아…아니…… 그…….”

 

상현이는 계속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은 붉은 체로. 누군가 지나가다 이 장면만 보았다면 상현이가 지현이를 좋아한다는 설정으로 볼 지도 모를

위기였다.

 

“…… 그 여자애 이름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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